캐나다 이민 후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나요?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생각해 보지 않았고 경력도 없던 제가 지금은 웨딩 플로리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민자로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었는지, 직업학교 과정, 취업 과정, 웨딩 플로리스트로 자리 잡기까지의 여정을 공유합니다.
캐나다 이민 후,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12년, 캐나다 퀘벡으로 이민을 왔을 때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였습니다. 한국과 멕시코에서 스페인어-한국어 통역사로 일했지만, 그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퀘벡은 프랑스어가 필수적인 지역이라 영어보다 불어를 먼저 배워야 했어요. 새로운 커리어를 찾아야 했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 몰랐어요.
일단 이민 초반 1~2년은 불어를 배우는 데 집중을 했어요. 캐나다에는 이민자들을 위한 무료 언어 학습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이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LINC(Language Instruction for Newcomers to Canada)와 CLIC(Cours de langue pour les immigrants au Canada)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언어 학습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문화 이해, 취업 준비, 일상생활 적응하는 데 도 도움이 돼요. 단, 워크퍼밋이나 학생 비자 소비자는 일부 프로그램 이용이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자격 요건을 미리 학인해 보는 것이 좋아요.
이렇게 이민 후 처음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불어 수업을 들으며 적응했고, 그러면서 퀘백에서 정부에서 인정하는 전문 직업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시민권 시험에서 언어 테스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DEP(= Diplôme d’études professionnelles)은 퀘벡 주에서 제공하는 공식적인 직업 교육 과정이에요. 이는 일반 대학 교육과는 다른 직업 중심 과정으로, 특정 기술을 배우고 공식적인 직업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과정은 100% 프랑스어로 진행되고 DEP 과정 수료 증명서는 시민권 시청 시 프랑스어 언어 증명으로 인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단, 이민법은 수시로 바뀌기도 하니까 IRCC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Acceptable Language Proof Tool’을 이용해 DEP 증명서 또는 본인이 이수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인정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어차피 불어도 배워야 하니, 직접 학교에 가는 게 좋겠다.”
그렇게 저는 퀘벡 플로리스트 학교(École des Fleuristes du Québec)에서 9개월 동안 플로리스트 과정을 수강하기로 했습니다.
왜 하필 플로리스트였을까?

사실 저는 캐나다에 이민 와서 처음부터 플로리스트를 꿈꾼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바로 직업을 얻기 위해서 직업 학교를 간다는 생각보다는 불어를 좀 더 배워보자는 목적으로 직업 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어린이집 보육교사 프로그램도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저의 적성에 맞는지 경험해 보고자 자원봉사를 먼저 해보기로 했어요.
맥길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보육 센터에 자원봉사 지원을 했어요. McGill Childcare Centre에서 6개월 정도 자원봉사를 했는데, 역시나 저의 적성과는 맞지 않더라고요. 일주일에 2번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자원봉사를 했는데, 이 직업은 저의 적성과는 맞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겠더라고요.
다양한 분야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캐나다 사람들도 만나보고 실제로 직업 환경을 체험해 보는 것도 이민 후 직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다시 직업 학교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다가 플로리스트라는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어요.
통역사로 일하면서 언어적인 작업을 주로 했지만, 사실 저는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굳이 플로리스트로 일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프로그램보다는 재미있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겠다 싶어서 선택을 했어요.
평소에 꽃에 관심도 전혀 없었고, 플로리스트에 대한 직업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제가 40살의 늦은 나이에 플로리스트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하게 되고,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웨딩 플로리스트로 일하고 있게 됐네요.
플로리스트 직업학교 – 9개월 동안 배운 것들
퀘벡 플로리스트 전문 학교인 École des Fleuristes du Québec에서의 9개월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학비도 아주 저렴하게 등록금 정도(2025년 현재 등록금 & 재료비 포함 $200)만 내면 됐기 때문에 꼭 플로리스트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더라도 평소에 꽃을 좋아하시거나, 플로리스트 수업을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추천드려요.
이 과정은 퀘벡 이민국(MIFI)에서 발급한 퀘벡 수락 증명서(CAQ, ) 캐나다 이민국(IRCC)에서 발급한 학생 비자, 캐나다 이민국(IRCC)에서 발급한 인턴십(co-op) 허가증 소유자, 영주권자, 시민권자에게는 수업이 거의 무료이지만, 그 외의 외국인들에게는 수업료가 $26 476,9로 수업료가 굉장히 비싼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평소에 꽃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 수업이 시작하기 한 달 전에 꽃 이름을 공부해 보는 정도로 공부를 하고 수업을 시작했어요.
프로그램은 이론 수업과 실기 수업으로 진행되는데, 실기 수업에 필요한 꽃 구매 비용은 이미 $200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필요한 꽃과 재료 및 수업 자료를 모두 제공합니다.
처음에는 꽃의 종류와 관리법 등의 이론을 배우고, 동시에 기본적인 꽃다발, 부케, 센터피스 등의 기본적인 실기 수업도 함께 진행됩니다. 웨딩 & 이벤트 플라워 디자인도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9개월의 짧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분위기만 파악하는 정도로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일단 저는 이곳 현지인 학생들에 비해 불어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론 수업은 정말 완벽하게 공부하고 암기를 해서 만점을 받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실기 수업의 경우에는 웬만한 한국인의 손재주를 가지신 분들이라면 별 어려움 없으실 거예요.
단, 프로그램의 각 과목마다 시험을 보고 통과를 해야 수업 이수 졸업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력은 하셔야 해요.
그리고 프로그램 이수 졸업장을 받기 위해서는 2번의 현장 실습(Stage)을 나가야 해요. 프로그램 중반부에 한번, 대부분의 이론 수업이 끝난 후 프로그램 말미에 진행이 돼요. 각 현장 실습은 2주 과정이에요. 학생이 직접 실습 장소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서 협력 관계가 있는 꽃집이나 기존 졸업생들이 현장 실습을 했던 목록을 제공해 주기도 해요.
꽃집마다 현장 실습생을 받아주는 곳도 있고, 안 받아주는 곳도 있기 때문에 전화보다는 직접 방문해서 문의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그리고 졸업 후 일을 하고 싶다면, 현장 실습도 일하고 싶은 곳에서 하면 나중에 취업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요.
저의 경우에는 한 곳은 한국 분이 운영하는 꽃집에서 현장 실습을 했고, 다른 한 곳은 외국인이 경영하는 꽃집에서 실습을 했어요. 그 당시에는 웨딩 플로리스트로 일할 생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일반 꽃집에서 현장 실습을 했지만, 웨딩 플로리스트로 일을 하시고 싶다면 현장 실습도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에서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특히 웨딩 시즌 (5월 ~10월)에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장 실습생을 받아줄 확률도 높아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 최우수 성적자로 졸업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선생님 중 한 분이 몬트리올에서 가장 유명한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에 이력서를 내보라고 추천장을 써주셨어요.
몬트리올 유명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에서의 첫 취업 도전
학교에서 간략하게나마 배운 대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학교에서 수업을 하며 찍었던 작품들 사진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몬트리올에서도 가장 유명한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인데, 내가 여기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어요.
먼저 전화로 방문 예약을 하고, 웨딩 시즌이 한창이던 5월, 직접 이력서를 들고 아틀리에에 찾아갔어요. 아틀리에 사장님이 이력서를 보시더니, 일반 바쁜 시즌이니까 하루 이틀만 먼저 일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캐나다에서는 5월부터 바쁜 웨딩 시즌이 시작해서 6,7월에 웨딩이 가장 많고, 가을까지도 바쁜 웨딩 시즌이에요. 만약에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에 취업을 원하신다면 이 시즌에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사장님께서 제가 일하는 것을 하루 보시더니, 일단 파트타임으로 일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말이 파트타임이지, 워낙 바쁜 시즌이라 거의 매일 풀타임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캐나다에 이민 오신 분들은, 대부분의 한국 분들은 외국인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성실함이 큰 장점이고 이것이 성공의 기본이라는 것을 느끼실 거예요.

저도 기본적으로 성실한 성격이기도 하고 책임감도 강한 성격 덕분에 바로 플라워 디자이너 어시스턴트로 풀타임 직원으로 채용되었어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나 기술들이 현장에서는 많이 다르고, 언어 장벽도 있어서 힘들었지만, 일반 꽃집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2년도 되지 않아 매니저가 그만두는 바람에, 사장님이 저에게 매니저 일을 맡아보라고 제안하셔서 그때부터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웨딩 플로리스트 팀을 이끄는 매니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

캐나다에서 꽃집을 경영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도 일단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캐나다에서는 특히 이탈리아인, 그리스인, 유태인, 아랍인들이 꽃 구매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데, 그 이유는 문화적, 종교적, 전통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캐나다에서 플로리스트의 존재는 한국에서의 플로리스트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어요. 이들 문화권에서는 꽃이 감정과 전통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플로리스트는 단순한 꽃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하는 전문가의 존재로 여깁니다.
그래서 각 커뮤니티마다 그들의 삶과 전통, 신앙을 이해해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웨딩 플라워 아틀리에에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민자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고민하는 분들께
캐나다에 이민 와서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웨딩 플로리스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미적 감각과 손재주가 있으면 도움이 되고, 특히 색상 조합을 이해하는 능력은 강점이 됩니다. 캐나다에서 플로리스트로 일을 하기 위해서 정식 자격증이 필수는 아니지만, 캐나다의 트렌드를 알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 교육, 실무 경험, 네트워트가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어느 정도 실력이 있으면, 인스타그램 또는 SNS를 활용해서 활용해 개인 브랜드를 구축해서 웨딩 플로리스트로 프리랜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 중에도 이 방법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나라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직업이 가능할까?”, “내가 가진 강점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작은 기회라도 잡고 도전해 보세요.
저도 이민 후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해 웨딩 플로리스트가 되었고, 지금은 제 일을 사랑하며 살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계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금 한 걸음 내디뎌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