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RRSP는 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RRSP 인출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RRSP를 효과적으로 인출하는 방법을 확실히 알아야 RRSP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재정 상황에 맞게 은퇴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1. RRSP 인출과 관련된 오해
RRSP의 인출과 관련해서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65세 이전에 인출하면 세금이 더 많이 부과된다.”거나 “65세가 되긴 전에 무조건 조금씩 빼기 시작해야 한다.” 또는 “RRSP는 무조건 은퇴 이후에 인출해야 한다.”등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단 이민 온 한국인 뿐만 아니라 캐나다인들도 RRSP의 인출 관련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RRSP에서 세금이 부과되는 원리
가장 중요한 핵심은 RRSP 인출 시 부과되는 세금은 나이가 아니라 인출 시점의 소득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RRSP는 세금 이연 (Tax Deferral) 제도로 설계되었습니다. 즉 적립 시점에는 소득세 공제를 받지만 인출 시에는 인출 금액이 괴세 소득으로 간주되어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소득이 높은 시점 : 근로 소득이 많은 상태에서 RRSP를 인출하면, 인출 금액이 소득으로 합산되어 높은 세율로 과세됩니다.
소득이 낮은 시점 : 은퇴와 상관없이 소득이 감소한 시점에서 인출하면 낮은 세율로 과세됩니다.
따라서 RRSP 인출 금액에 대한 세금은 소득 상황에 따라 달라질 뿐, 나이 자체는 세금 계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3. 65세라는 나이에 대한 오해
RRSP 인출과 관련해 65세라는 나이가 보통 언급되는 이유는 캐나다의 Old Age Security나 Canada Pension Plan과 같은 연금 제도가 65세를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RRSP 인출에는 이러한 연령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3.1. 71세가 더 중요한 이유
RRSP는 만 71세까지만 유지할 수 있고, 이후에는 “RRIF(Registered Retirement Income Fund)”로 전환해야 합니다. RRIF로 전환된 후에는 매년 최소 금액을 의무적으로 인출해야 합니다. 나이에 따른 인출 비율은 정부가 설정합니다.
RRIF 최소 인출 금액 예시 :
- 71세 : 5.28%
- 80세 : 6.82%
은퇴 후에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서 낮은 세율로 과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RRIF로 전환 후 최소 인출 규정을 활용하는 것도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원천징수세와 소득세
RRSP에서 돈을 인출하면 “원천징수세(Withholding Tax)”를 제하고 계좌에 입금됩니다. 이는 인출 금액에 따라 자동으로 공제되는 세금으로 캐나다 국세청이 세금 일부를 징수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원천징수세는 미리 떼는 세금일 뿐 최종 세금이 아닙니다. 연말 소득세 신고 시, 인출 금액에 근로소득, 기타소득 등 모든 소득을 합산하여 최종 세율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RRSP에서 돈을 인출할 때는 원천징수세를 고려하여 실제로 손에 쥐는 실수령액을 미리 계산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예상치 못한 세금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RRSP 인출 금액은 연방 소득세와 주 소득세 모두의 영향을 받습니다. 연방 세율은 모든 캐나다 거주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주별 세율은 각 주의 정책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주에 따라 총 세금 부담은 달라집니다. 또한 원천징수세는 연방 세율만 포함되며, 주 세금은 원천 징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소득세 신고 시 주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1. 원천징수세 비율
- $5,000 이하 : 10%
- $5,001 ~ $15,000 : 20%
- $15,001 이상 : 30%
예를 들어 $10,000을 인출하면 20%인 원천징수세로 공제됩니다. 하지만 연말에 소득 신고를 통해 최종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거나, 과다 공제된 경우 환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단, 캐나다 비거주자의 경우에는 인출 금액에 관계없이 25%의 원천징수세가 적용됩니다.)
4.2. 퀘벡 주 원천징수세 비율
퀘벡 주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세금이 조금 다르게 적용됩니다. 연방정부에서 떼는 세금이 더 낫고, 퀘벡 주 정부 세금 15% 가 추가로 더 과세됩니다.
- $5,000 이하 : 5%
- $5,001 ~ $15,000 : 10%
- $15,001 이상 : 15%
5. 누진세 체계와 RRSP 인출의 관계
RRSP 인출 금액으로 인해 소득 세율 (세율 브라켓)이 변경되지 않아도,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여전히 해당 브라켓의 세율에 따라 과세됩니다. 브라켓이 바뀌는 경우뿐만 아니라, 현재 브라켓 내에서도 더 높은 세율로 추가 소득이 과세될 수 있습니다. 이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세부 사항을 알아야 합니다.
5.1. 소득세 브라켓 (2024년 캐나다 Federal Income Tax Bracket 기준)
- $55,867 이하 : 15%
- $55,867 ~ $111,733 : 20.5%
- $111,733 ~ $ 173,205 : 26%
- $173,205 ~ $246,752 : 29%
- $246, 752 이상 : 33%
예를 들어, 근로 소득이 $50,000이라면 15% 세율이 적용됩니다. 이 상태에서 RRSP에서 $10,000을 인출하면, 추가 금액($10,000)이 추가되어 두 번째 구간에 들어가게 되어 20.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단, 기존 소득 구간에 남아 있는 금액은 기존의 낮은 세율이 계속 적용됩니다.
5.2. 브라켓이 바뀌지 않는 경우
RRSP 인출 금액으로 인해 새로운 브라켓으로 넘어가면, 넘어간 금액에만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예시 : 근로 소득이 $50,000이고 RRSP에서 $5,000을 인출했다면, 총 소득은 $55,000이므로 여전히 15% 세율 구간에 머무릅니다.
- $50,000은 15%로 과세됩니다.
- RRSP에서 인출한 $5,000도 같은 15% 세율로 과세됩니다.
5.3. 브라켓이 바뀌는 경우
RRSP 인출 금액으로 인해 새로운 브라켓으로 넘어가면, 넘어간 금액에만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예시 : 근로 소득이 $55,000이고 RRSP에서 $10,000을 인출했다면, 총 소득은 $65,000이 되며, 인출 금액 중 일부가 20.5% 세율 구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 $55,867까지는 15%로 과세됩니다.
- $55,867 초과 금액 $9,133은 20.5%로 과세됩니다.
6. 부동산 소득과 저축 계좌의 이자 소득 고려
RRSP에서 돈을 인출할 때 부동산 임대 소득이나 저축 계좌의 이자 소득과 같은 추가적인 수입이 있다면 세금 측면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RRSP 인출 금액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총 과세 소득( Taxable Income)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6.1. 부동산 임대 소득이 RRSP 인출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소득은 과세 소득으로 간주됩니다. RRSP 인출 금액이 임대 소득과 합산되면, 높은 소득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대 소득은 비용 (예 : 모기지 이자, 유지 관리비 등)을 공제한 후 남은 순수익(Net Rental Income)이 과제 대상이 됩니다.
예시 :
- 임대 소득 : $20,000
- 공제 가능한 비용 : $5,000
- 순수익 : $15,000
→ $15,000은 과세 소득에 포함되며, 여기에 RRSP 인출 금액이 합산되면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6.2. 저축 계좌의 이자 소득이 RRSP 인출에 미치는 영향
저축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 소득은 가장 높은 세율로 과세됩니다. 이는 이자 소득이 근로 소득처럼 100% 과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RRSP에서 돈을 인출하면 이자 소득과 합산되므로, 총 과세 소득이 증가하고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시 :
- 저축 계좌 잔액 : $200,000
- 연간 이자율 : 3%
- 연간 이자 소득 : $6,000
이자 소득 $6,000은 RRSP 인출 금액과 합산되어 과세 소득을 늘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7. 65세 이전에 조금씩 빼는 것이 항상 유리할까?
65세 이전에 RRSP를 조금씩 빼기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소득이 낮은 해라면 전략이 유리할 수 있지만, 소득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세금 부담을 늘릴 수 있습니다.
지인 중의 한 분이 50대 후반에 자녀의 결혼 비용으로 RRSP에서 $10,000을 인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지인은 소득이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인출 금액이 연 소득에 합산되어 높은 세율로 과세되었습니다. 결국 세금 신고 시 추가 세금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지인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RRSP 인출은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소득이 낮은 해에 분할 인출하거나, 은퇴 이후까지 계좌를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8. RRSP 인출 전략
RRSP 인출로 인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8.1. 소득이 낮은 해를 활용
근로 소득, 부동산 임대 소득 또는 이자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해를 선택해 RRSP를 인출하면, 세율 구간을 낮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8.2. 분할 인출 전략
한번에 많은 금액을 인출하지 말고, 여러 해에 걸쳐 소액씩 인출하면 세율 구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8.3. RRIF로 전환 후 최소 인출 활용
71세 이후에는 RRSP를 RRIF로 전환한 후에,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 금액만 인출하여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8.4. 투자 다각화를 통한 소득 조정
부동산 임대 소득이나 이자 소득을 재투자하여 과세 소득을 조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TFSA(Tax Free Savings Account)를 활용해 이자 소득이 비과세로 처리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8.5. 전문가와 상담
재정 전문가나 세무 전문가와 상딤해서 현재 재정 상태와 세금 부담을 분석한 뒤 최적의 인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RRSP 인출은 나이보다 인출 시점의 소득 수준이 세금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65세 이전이라도 소득이 낮다면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으며, 반대로 65세 이하라도 소득이 많다면 높은 세율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RRSP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정확한 정보와 재정 상황에 맞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본인의 재정 상황 상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면 재정 전문가와 상의하여 자신만의 전력을 수립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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